AT&T의 해킹 소식, 다들 들으셨나요? 지난 4월 미국의 통신 업체인 AT&T 고객들의 통화와 문자 기록 등이 해킹당했다고 해요. 특히나 AT&T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통신사인데 고객 대부분의 정보가 해킹되어 그 피해자 수만 1억 900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그 수가 어마어마하죠. 그런데 이런 해킹,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요즘 저 같은 경우, 시도 때도 없이 고수익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선해 준다거나, 로또 당첨번호를 알려준다고 오는 문자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에요. 차단을 하고 스팸 신고를 해도 매번 새로운 번호로 오니 이마저도 별 소용이 없어요. 이런 스팸 문자는 제가 부모님을 졸라 핸드폰을 손에 넣은 중학시절 이래로 계속해서 오고 있긴 하지만, 요즘따라 유난히도 극성인 것 같은데 저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가 봐요. 여기저기서 스팸문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어요.
지난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통계에 따르면 6월 1~17일 접수된 스팸 문자 신고는 2796만 건으로 5월은 111건인데 비해 40.6%가량 증가했다고 해요. 한 달 새 40%가 넘는 증가율이라니, 문제가 많아 보이죠?
보통 이런 대량 문자는 [의뢰자] → [문자재판매사] → [문자중계사] → [통신사] 경로로 발송이 된다고 해요. 그런데 여기서 돈을 받고 문자를 대신 보내주는 위탁업체인 문자 재판매사가 해킹당한 걸로 보여요. 해킹 조직이 문자 대량 발송 시스템에 침투해 재판매사 모르게 각종 피싱 문자를 대량으로 내보냈다는 건데, 문제는 문자 재판매사가 1천2백 곳에 이르고 대부분 영세 업체라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피해 규모를 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어서 피해 규모를 헤아리고 과태료 처분도 내려서 혼쭐을 내줘야 하는데,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면 저희를 괴롭힌 스팸 업체들은 다 도망가 버리고 말거예요.
그렇다고 정부가 가만히 있는 건 아니에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량문자전송자격 인증제’를 본격 시행했어요. 이게 뭐냐면, 대량의 문자 전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자 재판매 사업자가 서비스 시작 전, 이동통신사로부터 ‘전송자격 인증’을 받아야만 광고성 문자를 발송할 수 있도록 한 제도에요. 하지만 아직은 시행된 지 한 달 밖에 안 되어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해 보여요.
또 재판매사의 보안 기준을 강화하고, 떴다방 식으로 회사를 차려 스팸 문자로 이익을 내는 업체들의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어쩌면 진작에 스팸문자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이 되었어야 하는데 한순간 성가신 거 빼고는 큰 문제가 없었기에 그저 조용히 지나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극성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죠. 개인적으로는 스팸 신고도 부지런히 하고, 정부 기관들은 정책적으로 접근해 지금 직면한 이 문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스팸 문자 청정 국가가 되길 기원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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