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 바람이 제법 찬 기운을 담아 불어오는 요즘이에요.
길거리에서 가방을 메고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문득 학창 시절이 떠오르곤 해요. 저희 때만 해도 공부의 처음과 끝은 오직 두꺼운 종이 교과서였잖아요. 칠판을 보며 선생님 설명을 놓칠세라 형광펜으로 밑줄을 치고, 책 모퉁이에 깨알같이 필기하며 시험을 준비했던 기억이 다들 하나쯤 있으실 텐데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라는 말이 정석이던 시대였죠.
하지만 요즘 학교 현장의 모습은 저희 때와는 사뭇 달라요. 교육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흐름 중 하나는 바로 AIEP(AI 맞춤형 교수학습플랫폼)인데요. AIEP는 쉽게 말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속도를 분석해서 맞춤형 수업과 과제를 지원해 주는 똑똑한 AI 기반 디지털 교육 플랫폼이에요. 무조건 모두가 똑같은 페이지를 넘기던 일방향 교과서를 넘어, AI가 학생별 취약점과 강점을 진단해 선생님과 학생 모두에게 최적화된 학습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이처럼 종이 교과서 시대를 지나 AI와 디지털을 기반으로 교실 풍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편리함의 그늘에서 최근 심각한 보안 경고등이 켜졌어요. 국회 교육위원회 전수조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전국 5개 교육청(대전, 서울, 전남, 경기, 광주) 관내 학교 구글 계정 중 무려 11만 1,052건에서 비정상 로그인 및 비밀번호 무단 변경 등의 탈취 피해가 확인되었거든요. 대전(7,4000여 건)과 서울(3,5000여 건)을 비롯해 여러 지역으로 피해가 확산되었으며, 단순히 계정이 도용된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 이름, 학년·반, 학교명 등의 개인정보가 함께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요. 현재 전국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업용 구글 계정만 453만 개에 달하고, 앞으로 쓰일 AIEP 연계 구글 계정도 185만 개가 넘는다고 해요. 비록 AIEP 플랫폼 자체가 직접 공격받은 것은 아니지만, 여러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통합 로그인(SSO) 구조 특성상 보안 점검이 정말 시급해진 상황이에요. 사실 학교나 교육 기관의 개인정보 및 데이터가 위협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과거 2023년에는 교육청 서버 해킹으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약 27만 명의 성적표 데이터가 통째로 유출된 적이 있고, 2025년에는 클라우드 플랫폼(Google Workspace) 교사 계정 보안이 뚫려 수백 명 학생의 수행평가 성적이 무단 유출되기도 했어요. 2024년에도 외부 유출 계정 정보를 대입해 수천 개의 학사 계정을 무단 탈취한 무차별 대입(Credential Stuffing) 공격 사례가 있었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비밀번호를 바꾸는 일회성 대응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교육용 계정의 생성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근본적인 관리 체계와 데이터 주권 확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종이 교과서 시절을 지나 AI 시대의 맞춤형 교육으로 나아가는 흐름은 막을 수 없지만, 그 바탕에는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보안 울타리가 먼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